다중이용업이 아니라서 생기는 배상 공백
스터디카페 사장님과 상담하다 보면 “우리는 음식을 파는 것도 아니고 위험한 기계가 있는 것도 아닌데 무슨 배상책임이냐”는 반응을 자주 만납니다. 그런데 배상책임의 크기를 결정하는 것은 업종의 위험도가 아니라 내 공간에 몇 사람이 얼마나 오래 머무는가입니다. 그 기준으로 보면 스터디카페는 노래방이나 PC방보다 체류 시간이 길고, 심야에도 사람이 있으며, 그럼에도 법이 요구하는 최소 배상 재원이 없는 드문 업종입니다.
스터디카페에는 법정 의무보험이 두 겹으로 없습니다
먼저 사실관계를 정리하겠습니다.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은 시행령에서 다중이용업의 종류를 열거하고, 해당하는 업종의 영업주에게 화재배상책임보험 가입 의무를 지웁니다. 이 보험은 화재로 다른 사람이 죽거나 다치거나 재산상 손해를 입은 경우 영업주에게 과실이 없어도 정해진 금액을 지급하도록 설계된 무과실 책임 보험입니다. 그런데 스터디카페는 이 열거 목록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습니다.
다른 한 축인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재난배상책임보험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무가입 대상 시설이 법령으로 열거되어 있는데, 학원은 수용인원 기준을 넘길 때 대상이 되지만 스터디카페는 여기에도 빠져 있습니다. 대법원이 통상의 스터디카페를 학원법상 독서실로 보지 않는다고 판단한 뒤로, 스터디카페 대부분은 공간대여업 등 자유업으로 등록해 운영하고 있어 학원 관련 규제의 적용도 받지 않습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위험은 있는데 법이 강제하는 최소선이 두 겹 모두 비어 있습니다. 소방청이 스터디카페를 대상으로 화재위험평가를 진행해 다중이용업 지정을 검토해 온 것도 이 공백 때문입니다. 지정 여부와 무관하게, 오늘 사고가 나면 이용객 피해를 다룰 재원은 사장님이 스스로 준비해 둔 계약뿐입니다.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이 맡는 자리
그 자리를 메우는 담보가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입니다. 시설의 결함이나 관리 부실로 타인의 신체나 재물에 손해를 입혔을 때의 법률상 배상책임을 보상합니다. 스터디카페에서 이 담보가 다루는 사고는 화재만이 아닙니다. 젖은 바닥에서 미끄러진 경우, 사물함이나 선반이 넘어진 경우, 냉난방기에서 물이 떨어져 이용객 노트북이 손상된 경우, 출입문이나 유리 파티션에 부딪혀 다친 경우가 모두 이 담보의 영역입니다.
화재 상황에서는 그 규모가 달라집니다. 연기를 마셔 병원 치료를 받은 이용객이 여러 명이면 각각의 치료비와 위자료, 휴업 손해가 합산되고, 대피 과정에서 다친 경우까지 더해집니다. 심야 무인 시간대라면 대피 유도가 없었다는 점이 책임 판단에 반영될 수 있습니다. 사고당 한도가 낮게 설정된 계약은 이 지점에서 금방 소진됩니다.
임차자배상책임은 완전히 다른 계약입니다
같은 배상책임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임차자배상책임은 성격이 다릅니다. 이 담보는 임차한 건물 자체를 훼손해 임대인에게 지는 책임을 다룹니다. 이웃이나 이용객이 아니라 건물주에게 지는 책임이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임대차계약에서 임차인은 계약이 끝나면 목적물을 원래 상태로 돌려줄 의무를 집니다. 화재로 건물이 손상되면 이 반환 의무를 이행할 수 없게 되고, 임차인은 자신에게 과실이 없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한 책임을 면하기 어려운 위치에 놓입니다. 화재 원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그런 상황에서 불리한 쪽은 대체로 임차인입니다.
스터디카페는 대부분 임차 운영이고, 상가 건물의 중층이나 지하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만 붙여 두고 임차자배상책임을 빼 두면, 정작 금액이 가장 커질 수 있는 건물 손해 쪽이 비어 있게 됩니다. 두 담보는 서로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한도는 사고당과 연간 총액, 두 숫자를 봐야 합니다
배상책임 담보를 확인할 때 가장 자주 놓치는 것이 한도의 구조입니다. 증권에는 보통 사고당 한도와 연간 총액 한도가 따로 적혀 있습니다. 사고당 한도가 충분해 보여도 연간 총액이 그와 비슷한 수준이면, 큰 사고 한 번에 그해의 담보가 사실상 소진됩니다. 반대로 연간 총액만 크고 사고당 한도가 작으면 정작 큰 사고에서 모자랍니다.
대인과 대물의 한도도 구분되어 있습니다. 스터디카페는 대인 쪽이 훨씬 커질 수 있는 구조인데, 실제 증권을 열어 보면 대물 위주로 설계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좌석 수와 심야 이용 인원을 기준으로 최악의 상황을 한 번 계산해 보시고, 그 숫자와 증권의 한도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실화책임법은 면책이 아니라 감경입니다
불이 이웃 점포로 번진 경우에 자주 인용되는 것이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입니다. 이 법은 실화자에게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연소로 인해 번져 나간 부분의 손해배상액을 법원이 경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정확히 아셔야 합니다.
첫째, 이것은 감경이지 면책이 아닙니다. 배상 책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금액이 줄어들 수 있다는 뜻이고, 줄어든 뒤에도 남는 금액은 사장님이 부담합니다. 둘째, 중대한 과실이 인정되면 감경 자체가 적용되지 않습니다. 소화기 관리를 하지 않았거나 피난통로를 막아 둔 상태처럼 관리 부실이 확인되면 이 법에 기대기 어려워집니다. 결국 배상 담보를 대신할 수 있는 조항이 아닙니다.
이용객 물건과 사물함은 별도로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용객의 물건 문제를 정리하겠습니다. 이용객이 좌석에 두고 있던 노트북이나 태블릿이 사고로 손상된 경우, 이는 사장님의 재물이 아니므로 재물 담보로는 처리되지 않고 배상책임의 문제가 됩니다. 시설의 하자나 관리 부실이 원인이라면 대물배상으로 다루게 됩니다.
유료 사물함을 제공하는 경우에는 판단이 조금 더 들어갑니다. 보관에 대한 대가를 받고 물건을 맡아 둔 형태로 볼 여지가 생기면 수탁물배상책임의 성격이 섞이기 때문입니다. 이용약관에 보관 책임의 범위를 어떻게 적어 두었는지, 사물함을 유료로 운영하는지에 따라 달라지므로, 약관과 증권을 함께 검토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도난은 또 다른 영역이어서 화재보험 담보로는 처리되지 않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열거한 다중이용업에 스터디카페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의무가 없는 것이 원칙입니다. 다만 라운지에 휴게음식점 영업을 함께 등록하고 바닥면적 기준을 넘기면 그 부분은 달리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의무가 없다는 것은 이용객이 다쳤을 때 기댈 법정 보험이 없다는 뜻이므로,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을 스스로 붙여 두어야 합니다.
두 담보는 서로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시설소유(관리자)배상책임은 이용객과 이웃 등 제3자에게 지는 책임을, 임차자배상책임은 임차한 건물 자체를 훼손해 임대인에게 지는 책임을 다룹니다. 임차 운영 중이라면 금액이 가장 커질 수 있는 쪽이 오히려 두 번째이므로 함께 확인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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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손해보험 경력, 화재보험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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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칼럼은 일반적인 보장 구조와 관련 법령을 설명한 것으로 특정 상품의 가입을 권유하지 않습니다. 실제 가입 가능 여부와 보장 범위는 보험사 인수 기준, 약관, 사업장 현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며, 법령상 기준은 개정에 따라 변경될 수 있으므로 최신 기준을 함께 확인하시기 바랍니다.